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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이 불면서 슬슬 다이어트를 시작해야 된다고 접힌 나의 뱃살이 노크를 합니다. 개인적으로 한의원을 좋아해서 한약으로 다이어트를 두 번 한 적이 있는데 저 같은 체형의 여자분들이 한약으로 살을 빼시고 싶다면 꿀팁을 드리고자 정보를 공유합니다. 준비물은 의지와 돈입니다.
나에게 맞는 한의원 찾기
위에서 언급했듯이 저는 개인적으로 한의원을 좋아합니다. 동양적인 치료가 몸에 무리가 없고 잘 맞다고 생각하고 여드름 치료로 2년 넘게 줄곧 한의원을 다녔던 기억이 저에게는 희망이자 빛이었기 때문이죠. 여드름쟁이였던 저는 한약과 압출 치료, MTS 등으로 멍게 피부에서 잔여드름쟁이로 거듭납니다. 여드름은 타고난 거라 도자기피부로 갈 수 없다는 원장의 매운 말로 저는 살 빼기로 다시 눈을 돌립니다. 저 나름대로의 한의원 고르기 기준이 있기 때문에 집과 거리가 멀어도 시내 중심가 쪽으로, 할인 이벤트 패키지가 있는 그런 한의원을 찾아 실장님과 상담 후 한 달이나 세 달 정도 결제를 합니다.
다이어트의 목적 정하기
제일 중요한 건 나는 왜 살을 빼나? 궁극적인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결혼전이였기 때문에 웨딩드레스를 예쁘게 입어보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어요. 그때 제 신체 사이즈는 키 169cm 몸무게 62kg였어요. 뚱뚱하지도 않고 날씬하지도 않은 어중 뚱한 몸이었기에 살이 더 잘 안 빠집니다. 제 키에 정상체중이었지만 신부는 그럴 수 없잖아요? 목표를 52kg으로 잡습니다. 기간은 3개월!
한약 먹기
살을 빼는데 먹어서 뺀다? 한약에 뭘 넣었길래? 한의원에서 약재를 설명해 주시긴 하지만 귀에 들리지 않죠. 살이 빠진다 하면 양잿물도 마신다 라는 농담이 있듯이 홀린 듯 매일 두포씩 먹습니다. 한약가격은 한의원마다 달라서 딱 잘라 말은 못 하겠지만 대충 제기억으로는 한재에 15~20만 원 정도 했던 것 같아요. 한재는 보름치분을 말합니다. 그러니깐 한 달에 한약값으로 대충 35만 원 정도 예상합니다.
요즘 한약은 먹기 쉽습니다. 사약처럼 쓰지도 않고 먹을만하고 양도 많지가 않습니다. 배가 고프니 한약으로 배 채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적 있는데 화장실만 자주 갈 뿐이지 양은 중요하지 않아요. 효과가 중요할 뿐이지.
변비
살은 빠져도 변비에 걸리면 도루묵입니다. 입으로 들어가는 게 있으면 나와야 되는 게 맞습니다. 결국은 노폐물이기 때문에 이 더러 운 것들을 처리하지 않는 이상 건강하게 살을 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먹는 양을 확 줄여버리기 때문에 변비로 직행입니다. 그래서 저의 노하우가 담긴 레시피를 알려드립니다. 아래를 통해 잘 설명해 놓았으니 천천히 읽어보시고 변비에 효과를 보시길 바랍니다.
한약의 효능
목적은 식욕감퇴입니다. 한약을 마시면 식욕이 사라지고 변이 잘 나오게 해 주는데 저 같은 경우는 정신적으로 조금 몽롱한 상태가 이어져서 약간의 환각상태도 있었던 것 같아요. 아니면 한약이 저한테는 조금 셌던 것 같기도 합니다. 한약이 몸에 맞지 않는다면 상담 후 바꿔주시기도 하는데 이것도 한의원 나름입니다.
식이조절
먹는 양 그대로 먹고 한약만 먹는다고 절대 살은 빠지지 않습니다. 우리의 살은 어떤 살인가요? 어떻게 해서 찌우살인데 절대 공짜로 빠지지 않습니다. 한약은 그냥 정신적 지주로서 기대는 하나의 도우미 정도로 생각하시고 끼니는 살이 찐 상태로 먹던 양으로 먹으면 큰일 납니다. 한의원에서는 주먹만큼만 먹으라고 명시해 주지만 저는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더 적게 먹었습니다. 저 나름대로의 식단과 규칙을 공개해 봅니다.
- 저녁 6시 이후 절대 먹지 않았습니다.
- 삶은 달걀 원 없이 먹는다. 칼로리도 낮고 영양가도 좋은 최고의 다이어트 간식이자 주식이라고 자부하지만 계속 먹게 되니 계란비린내가 나서 4개 이상은 절대 안 들어갑니다.(개인차가 있음) 질릴 때쯤 맥박석 계란이나 구운 계란으로 후각을 때려잡아보지만 이상하게 닭똥 같은 냄새가 입안에서 계속 나는 것 같아 힘듭니다. 오히려 다이어트의 식욕감퇴를 불러일으키는 시너지 효과를 볼 수도 있습니다.
- 자몽 1개는 꼭 챙겨 먹었습니다. 평소보다 먹는 양이 현저히 줄어들어 변비가 오는데 자몽은 천연 변비약 효과를 내줘 변이 잘 나오게 합니다.
- 방울토마토를 수시로 먹습니다. 칼로리가 낮아서 맘껏 먹어도 살 안 찝니다.
- 찬물보다는 따뜻한 차를 마셔 줍니다. 녹차나 홍차는 몸에 맞지 않아서 철분 함량이 많이 든 유기농 루이보스차를 물처럼 마셨어요. 찾아보니 물처럼 마셔도 상관없는 차 중 하나가 루이보스차였어요.
- 양배추, 상추, 알배추를 토끼처럼 씹어서 먹었습니다. 드레싱 절대 뿌리지 않아요. 씹다 보면 단맛이 나서 먹을만합니다. 배고플 땐 상추 한 장이라도 소중합니다.
- 아몬드 하루에 10알 정도 씹어먹었습니다. 과자를 입에 달고 살았던 여자라서 뭐라도 와그작 씹어먹을 주전부리가 필요했어요.
효과
3달은 생각보다 긴 시간입니다. 사실상 몸무게가 확연하게 빠지는 시기는 1달째이고 2달 때부터는 몸이 버티기 시작하는 것 같더라고요. 한약 먹기 전 몸무게 62킬로에서 일주일 만에 3킬로가 빠집니다. 최초로 몸무게 앞자리가 5를 보니 눈이 홱 돌아서 더 적게 먹기 시작했는데 그게 한 달 만에 4킬로가 더 추가로 빠져서 55킬로가 됩니다. 나 이대로 가다간 48킬로도 쉬울 것 같아!라고 망상에 빠지는 순간 2달째부터 살이 안 빠집니다. 그대로 55~54킬로로 버티기 시작하는데 여기서 현타가 옵니다. 치킨, 짜장면, 케이크, 떡볶이 등등 손대고 싶어 죽습니다. 하지만 결혼식날짜가 코앞이라는 생각에 참아집니다.
약은 한 달 남았는데 더 이상 몸무게가 내려가지 않았을 때 한의원에 전화를 해서 상담을 받았어요. 고객님이 따로 뭐 드신건 아니세요?라고 뭘 물처럼 먹었냐 이 말을 돌려 깎기 하시길래 참아왔던 식욕이 폭발합니다. 아니요 저 절대 안 먹었어요. 구라 아니고 진짜 안 먹었는데 몸이 버티는 시기라 그렇다니 믿어봅니다. 쌓여있는 한약을 마셔가며 한번 더 시간이 가길 기다립니다. 맞아요 몸이 버티는 거였어요. 3달째 들어가니 하루에 500g씩 빠지기 시작하더니 꿈에 그리던 52킬로가 되었습니다.
또 이때부터 욕심이 납니다. 앞자리 4가 손에 닿을 것 같거든요. 하지만 결혼식날 뜨거운 조명에 다이어트 부작용으로 쓰러진 신부들 여럿 있다고 괴소문을 들어 진정해 봅니다. 드디어 결혼식날 몸무게 52킬로 된 몸으로 드레스를 입고 겹쳐진 살 없이 나름 만족하는 드레스핏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인바디 보다 눈바디
운동을 따로 하지 않았고 하루에 1시간 이상 걷기, 스트레칭이나 윗몸일으키기 정도만 해주었습니다. 인바디보다 눈바디였기 때문에 뱃살, 팔뚝살이 눈에 띄게 빠졌고 허벅지살은 생각보다 빠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몸에서 10킬로가 빠져나갔기 때문에 괜찮은 결과였다고 생각이 듭니다. 바지 사이즈가 32였던 저는 28 정도 입을 수 있게 되었고 상의사이즈도 77에서 55로 가능했습니다.
결과
먹는 걸 좋아하고 밥 먹고 간식까지 때려먹는 저도 해냈습니다. 한약 먹고 세 달이라는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10킬로를 감량한 경험은 다시 시작하는 2024년 다이어트 재기에 희망의 불씨 같습니다. 어차피 우리는 성공하게 되어 있어요. 살찐 나의 모습과 절대 타협하지 말자고요.
- 단기간 목적이 있을 때 한약 다이어트는 분명 효과가 있습니다.
- 처음이라 3 달이라는 기간이었지만 지금 시작한다면 한 달만 한약복용을 하고 식욕이 어느 정도 잡히면 식이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 먹는 양을 극도로 줄였지만 생리불순, 머리 빠짐, 두통, 입마름은 전혀 없었습니다. 한약 약재를 좋은 걸 써서 그랬다는 생각뿐. 영양제를 따로 챙겨 먹지는 않았기에 약재가 내 몸에 맞았다고 결정 지어 봅니다.
- 한 달에 10킬로는 요요가 분명 옵니다. 요요는 원래 몸무게보다 더 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다이어트 기간을 여유롭게 잡으시는 게 좋습니다.